안녕하세요 주주대표 이상목입니다. 승패를 떠나 주주분들께서 한마음으로 도와주신 덕에 주총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황당하게도 아래의 글에 주총장이 훈훈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험악하면 험악했지 전혀 그렇지 않았구요. 주총 참석한 주주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심지어 그렇게 화를 낼 생각조차 없었는데 주주제안 남용이라는 단어에 대해 질문하다가 회사의 답변 태도에 열불이 나서 고성까지도 오갔습니다. 저한테 왜 그리 세게 하느냐는 분들도 있었는데 분위기가 정반대로 전달이 될 수도 있네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안건 2-2호 안건이었습니다. 이사의 수가 제한되면 앞으로의 주주제안이 원천차단되는 내용이라 반드시 막아야 하는 부분이었고, 여의도의 모든 이들이 소액주주의 패배를 점쳤던 상황이었습니다. 후문입니다만 여의도 내에서는 저한테 어차피 안될거니까 애쓰지 말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저희의 끈질긴 설득에 드디어 우리쪽으로 넘어와주었고, 표결결과 국내 기관의 몰표에 가까운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하지만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또한 상당했구요. 그 덕에 승리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주분들이 굳이 이 결과를 깎아내리고 절망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가 걱정했던 것처럼 김준기 회장이 1500억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하이텍을 동원할 거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번에 윤영목 사외이사가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견제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었습니다. 우리도 현실적으로 윤영목 사외이사가 잘 해주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승엽 교수도 이사회에 같이 합류하면 물론 가장 좋았겠지만, 내년에 우리가 더 많이 노력하는 것으로 정리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래도 작년에 비해서 표는 많이 받았습니다. 주가에 당장의 에너지가 없는 것은 저도 참 아쉽습니다. 주총에 참석자가 거의 없었던 것도 오늘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던 하루였네요. 자사주 소각 등은 계속 요구할겁니다. 오늘도 아주 강하게 강조를 했고 자사주 소각 약속해주면 그만하고 자리 앉겠다고 조기석 대표와 실랑이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일개회사 대표라고 거기 넘어가진 않더라구요. 주총 끝나고 나서도 제가 잘 좀 부탁한다고 강조를 했으니 올해 회사의 대처를 한 번 지켜보시지요. 우리 연대의 주요 가치 중 하나입니다만, "매수도를 권유하지 않되, 남기로 결정한 사람들끼리 모였다면 우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가 우리의 모토입니다. 힘드신 분들은 매도하고 떠나가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다만 남기로 결정하신 분들이라면 우리는 현 상황에서 주주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주주연대의 참으로 슬픈 숙명이기도 합니다. 남기로 결정했다는거 자체가 회사는 우리에게 함부로 할 수 있는 이유가 되거든요. 항상 변함없이 서있는 자들이 받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라 생각합니다. 알아주시는 분들이 몇 없으셔도 그래도 그 주주분들 때문에 이번 주총에 무료로 봉사했습니다. 저는 후회없고, 앞으로도 멋진 후임 주주대표님이 나타나셔서 제 자리를 채가시는 그날까진 그저 이자리에 있으려고 합니다. 앞으로 주주분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갔으면 합니다. 제가 말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액트에 올린 주총 후기 아래에 덧붙이면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목 : 금일 주총 결과 보고 안녕하십니까 이상목입니다. 주총마시고 주주분들과 점심식사 마치고 복귀하였는바 간단하게 요약해드립니다. 1. 이사의 수 8인 제한 안건 반드시 막아야 했던 제2-2호 안건 이사의 수 8인 제한 안건은 부결됐습니다. 소수점 다툼이 예상될 정도로 치열한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주주들의 뜻이 모여 부결되었습니다. 모두들 도와주신 덕입니다. 2. 자사주 소각 안건 각종 자문사에서 자사주 소각 안건 반대 권고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만의 일은 아니었고 타 종목 행동주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해야겠습니다. 3. 감사위원 선임 안건 우리 연대가 찬성했던 윤영목, 한승엽 두 분 중 한 분만 선임에 성공했습니다. 윤영목 감사위원의 경우 회사에서 찬성표를 주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승엽 교수님께 두 번이나 폐를 끼쳐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이 빚은 제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갚도록 하겠습니다. 4. 주주제안 남용 관련 회사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료에서 주주제안 남용이 우려된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다소 거칠게 항의를 하였으며 대표이사와 CFO가 남용이라 표현한 것은 실수이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남용이라는 표현을 함으로써 국내외 자문사 권고를 받아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남습니다. 은연중에 소액주주연대의 활동을 폄훼하고 비하하는 것이 드러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5. 삼동흥산, 빌텍 관련 다수 주주가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회사는 별거 아닌 것처럼 받아 넘겼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져지지 않지요. 삼동흥산과 빌텍이 DB계열사라는 부분은 블로그를 통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계열사 혹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 보고 누락은 추후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지속적으로 대응을 해나가겠습니다. 6. 김준기 회장 연봉 관련 미등기이사가 등기이사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수령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조기석 대표는 이정도면 국내 재벌 오너 평균 대비 과하지 않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는데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표이사가 누군가의 지휘를 받고 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실망했습니다. 김준기 회장의 연봉 문제(미등기이사가 등기이사보다 연봉이 높지 않아야 한다)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주주제안 때 이 부분을 다투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회사가 어떻게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이상 금일 주총 요약입니다. 많은 주주분들이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덕에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소기의 성과는 거둔 것 같습니다. 모두들 고생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목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