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업체 ASML이 실적 발표 하루 전에 유출된 보고서에서 ASML은 반토막 난 암울한 실적을 전망했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공장에 핵심적인 장비로 반도체 투자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여겨진다. ASML의 실적이 반토막 나는 바람에 반도체 전 부문의 전망이 어두워졌다.
ASML의 반토막 난 실적 전망이 충격을 주면서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전 종목의 폭락이 시작되었다. ASML이 서둘러 분기 실적 보고서를 곧바로 웹사이트에서 삭제했지만 이미 보고서 내용은 확산된 뒤였다. ASML은 보고서에서 3분기 자사 반도체 생산 장비 주문이 시장 전망의 절반에 그친 데 이어 내년 전망 역시 절반 수준으로 낮추어 잡았다.
크리스토프 포케 최고경영자(CEO)는 보고서에서 “내년 반도체 경기는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도 암울하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ASML은 내년 순매출 규모를 이전 전망치의 절반 수준인 300억~350억유로(약 44조6000억~52조원)로 낮춰 잡았다. 또한 9월 마감한 3분기 순예약은 26억유로에 그쳐 월스트리트 전망치 56억유로의 거의 절반에 그쳤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ASML의 저조한 실적에 크게 실망했으며, 반도체 종목들의 내년 전망치를 크게 낮추기 시작했다.
CNBC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내년 반도체 경기는 예상보다도 훨씬 더 어두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