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참 나에게 많이 가혹하다
남에게 피해 안주려고, 어찌보면 많이 소심하게 살아왔고
길가에 쓰레기 한번 버린적 없고, 거스름돈 더 받으면 직접 가서
돌려주는 등 정말 정직하게 살아왔는데
평생을 안입고 안먹고 집도 차도없이 아낀 돈을
나도 한번쯤은 잘살아 보겠다는 생각,
그래, 생각 아니라 욕심이라 치자
그 마음 하나로 멋도 모르고 쏟아 부었다가
수십년 인내의 결과물이 이렇게 한순간에 삭제당하니까
나란 인간은 정말 안되는구나, 나란 놈은 이 세상에 살 이유가
없긴 하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잘살아 보고 싶었다. 나도 남들처럼 내 집도 있고, 내 차도 있고
칙칙한 반지하 방구석에서 벗어나
양지에서 좋은 아파트에서 햇빛 받으면서 일어나보고 싶었다
그게 죄는 아니잖아
한국주식으로 전재산 반 날렸을때
그만했어야 했다
이젠 그때보다 더 큰 돈을 물건너 미국에 꼬라박고
덤으로 빚까지 생겼으니
그나마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는 이유가 뭔지
물어볼 여유라도 있었던 그때가 차라리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