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공동구매(소셜 커머스) 사이트 그루폰을 공동창업했던 에릭 레프코프스키(54)는 5년 전 의료 AI 스타트업 템퍼스AI(Tempus AI)를 창업했다. 그는 당시 포브스 인터뷰에서 “의료분석과 정밀의료 전문 템퍼스AI가 나의 유산이 될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성공에 한발 다가섰다고 포브스가 템퍼스AI와 레프코프스키의 현재를 전했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조합해 소개한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과 구글의 투자를 받은 템퍼스AI는 지난 14일 나스닥에서 IPO를 진행했고, 주가는 공모 가격보다 9% 상승해 40.25달러로 마감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무려 66억 달러(9조 1200억 원)가 됐고 레프코프스키의 지분(추정 33%) 가치는 22억 달러(3040억 원)에 달했다. 그루폰 상장에 이은 초대박이다.
템퍼스AI는 2011년에 상장한 그루폰 이후 레프코프스키가 CEO로서 상장한 첫 기업이다. 레프코프스키로서는 네 번째 상장기업이지만 IPO 때 직접 창업한 기업의 CEO를 맡은 것은 처음이다. 포브스는 그의 보유 자산을 약 39억 달러(5조 389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레프코프스키는 아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후인 2015년 템퍼스AI를 설립했다. 그는 "아내를 돌보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너무 적은 데 당황했다. 이것이 창업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암 치료에 중점을 둔 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2300명의 직원을 두고 암 환자의 종양 샘플을 기계학습으로 훈련한 인공지능(AI) 모델로 분석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템퍼스AI 고객에는 2000개 이상의 의료서비스 제공자 및 아스트라제네카, GSK 등 세계 20대 제약기업 중 19개 회사가 포함돼 있다. 회사의 2023년 매출은 5억 3200만달러였지만, 손실은 2억 1400만달러에 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장기적인 목표는 AI를 이용해 의료 데이터를 분석, 전 세계 모든 주요 질환 영역에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템퍼스AI는 레프코프스키의 파트너였던 그루폰 공동창업자 브래드 키웰이 공동 설립한 벤처캐피탈 라이트뱅크로부터 1000만 달러를 출자받아 설립됐다. 그 후 회사는 리볼루션, 소프트뱅크그룹, 베일리 기포드 등으로부터 총 13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템퍼스 AI는 상장을 통해 4억 1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레프코프스키는 회사 주식의 33%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들이 일반적으로 여러 펀딩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되는 것과 달리 매우 이례적이다. 레프코프스키는 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모두 소유하고 있어 의결권의 약 65%를 장악하고 있다. 템퍼스 AI는 레프코프스키가 창업 또는 공동 창업한 최소 9개 기업 중 한 곳이다.
레프코프스키는 2006년 마케팅 테크놀로지 이너워킹스가 상장했을 때 약 11%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09년 에코 글로벌 로지스틱스가 상장했을 때에는 13%, 2011년에 그루폰이 상장했을 때에는 21%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이너워킹스와 에코·글로벌은 상장을 폐지했고 그루폰의 주가는 IPO 가격에서 90% 이상 하락했다.
템퍼스AI가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의 여부는 조기에 수익을 낼 것인가에 달려 있다. 회사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66%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적자다. 신고서류에 따르면 템퍼스AI는 현재 운전자금으로 57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지만, 부채는 4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현재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은 최소 1년 정도다.
레프코프스키는 회사의 매출 증가를 감안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템퍼스AI가 현재 궤도에 오른 채로 움직인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투자자인 베일리 기포드는 템퍼스AI에 투자를 한 이유를 블로그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회사의 두 비즈니스 모델, 즉 수익의 62%를 차지하는 유전체학 및 관련 검사, 그리고 나머지 38%를 차지하는 데이터 및 서비스가 유망하다는 것이다. 템퍼스AI는 많은 환자가 회사에 검체를 보내 분석을 의뢰함으로써 데이터 자체가 성장하고 개선돼 수익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회사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템퍼스AI와 레프코프스키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검사와 치료를 제안할 때 도움이 되는 AI 모델 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모델은 현재 회사에 별다른 수익을 안겨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문에 대한 회사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