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잠시 도서관에 들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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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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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길에 비가 쏟아져서 급한데로 근처 가게에서 가장 싼 투명 우산을 구입했다.크기도 작고 햇빛도 가리지 못하니 앞으로 쓸일 없겠구만 하는 생각으로 집 현관 아무데나 걸어놓았다. 돈이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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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어 비는 눈으로 바뀌었고 아이와 함께 대학로를 걷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아이가 그 투명 우산을 집어들었다. 아이와 손을 잡고 눈 내리는 대학가를 걷자니 이런게 행복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때 투명한 우산에 두개 세개씩 쌓여가는 아름다운 눈 결정들을 보며 아이는 매우 기뻐하였다. 마치 프레파라트에 고정된 표본들처럼 아름답고 차가우며 신비로웠다. 그때 나는 마치 떨어진 벽돌에 맞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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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처럼 무식한 테슬람도 어쩌면 다 쓸모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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