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고운호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대선 직전 민주당 4명과 조국혁신당 의원 1명에게 후원금을 냈다. 정 후보자에게 후원금을 받았던 의원 중 2명은 정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청문위원으로 참여한다. 국민의힘은 “이해충돌”이라고 했다.
16일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지난 5월 10~29일 민주당 추미애·이용우·김윤·차지호,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에게 10만~20만원씩 정치 후원금을 냈다. 정 후보자가 제출한 ‘본인과 배우자의 국회의원 후원 내역’에는 과거 다른 의원을 후원한 기록은 없다.
정 후보자는 지난 4월 말 출범한 민주당 대선 캠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정 후보자에게 후원금을 받은 민주당 김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오는 18일로 예정된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청문위원이다. 이들은 정 후보자의 서울대 의대 동문이기도 하다. 최보윤 의원은 “재판으로 치면 기피 사유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야당은 정 후보자 두 아들이 지분을 가진 건축 회사와 관련해, 정 후보자가 과거 재산 신고에서 회사 규모를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정 후보자의 두 아들은 대전 소재 건축 회사 ‘라움플랜’의 비상장 주식을 1억2500만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각각 24·23세였던 2017년 정 후보자 부부 등에게 2500만원씩을 증여받아 투자했고, 2023년 유상 증자에도 참여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따르면 라움플랜은 정 후보자의 두 아들이 지분을 투자한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8년간 대전·충남 지역 관급 공사를 21건 수주(32억원 규모)했다. 대부분 대전시, 대전교육청, 대덕구·유성구, 충남대 등이 발주한 시설 공사와 안전 점검이었다.
정 후보자는 질병관리청장 때인 2021년 재산 신고에서 장·차남의 라움플랜 주식과 관련해 “지인(친구) 소개로 매입했다”며 “회사 경영 실적이 저조해 실질적인 현재 가격은 0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관 후보자 지명 후 국회에 낸 서면 답변에서는 “라움플랜은 주주가 4명인 소규모 가족 회사로 대표자는 남편의 동생”이라고 밝혔다. 가족 기업이라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정은경 가족 회사가 수십억대 관급 공사를 따낸 배경에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청문회에서 답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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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원 기자 won@chosun.com 김경필 기자 p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