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탄핵 즉시 중단"…尹지지자들, 헌재 앞서 릴레이 '삭발' 기자회견
17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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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민 기성경 씨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2025.03.10/ⓒ 뉴스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가능성이 임박한 가운데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삭발식이 열렸다. 당초 삭발은 1명 만이 예정돼 있으나 현장에서 2명이 추가로 동참했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는 시민 기성경 씨가 주최하는 '불법 탄핵 반대 기자회견 및 삭발식'이 진행됐다.
검은 정장 차림의 기 씨는 미용사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칼을 먼저 가위로 싹둑 잘라내자 감정이 북받친 듯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을 흘렸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27세 이지언 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촉구하며 삭발식에 동참하고 있다. 2025.03.10/ⓒ 뉴스1 권진영 기자
당초 기 씨의 기자회견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20대 이지언 씨와 정명진 씨가 삭발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삭발식은 연장됐다.
이 씨는 훌쩍이면서도 바리캉(이발기)을 밀어주던 이발사에게 "시원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삭발 도중 "저는 머리카락이 아까워서 우는 게 아니다. 제발 좀 깨어나라"고 말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이어진 연설에서는 "1인시위도 하고 집회도 다니느라 목이 많이 쉬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삭발뿐이라 생각해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리카락 뭐가 아까우냐. 백번 천번 자를 수 있지만 나라가 한 번 (잘못되면 회복하는데) 몇 년, 몇십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울부짖었다.
이 씨의 뒤를 이어 자리에 앉은 정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머리를 밀었다. 중간중간 '탄핵 기각' 등 구호를 따라 외치기도 했다. 이런 정 씨를 엄마뻘로 보이는 50~60대 여성 집회자들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정 씨는 "우리나라 법치주의가 너무나도 무너졌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잘려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지만 잘려 나간 법치주의는 돌아오려면 수많은 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연설을 들으며 한 중년 여성은 "눈물 난다. 고맙습니다", "대통령 많이 사랑해 주세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10일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정명진 씨(27)가 윤석열 탄핵 반대 삭발식에 참여해 머리를 밀고 있다.205.03.10/ⓒ 뉴스1 권진영 기자
3명의 릴레이 삭발식이 종료된 후 이 씨, 정 씨와 나란히 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저희가) 제대로 못 싸워줘서 여러분께 오히려 이런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삭발한 이들의) 결단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에게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삭발식을 주최한 기씨는 자른 머리카락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반려돼 탄원서만 접수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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