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내년 5월 출산을 앞둔 쌍둥이 예비 아빠가 50대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숨진 가운데, 가해자 가족이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호소해 분노를 사고 있다.
음주 운전 사망사고는 지난 10월 7일 밤 8시쯤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했다. 이날 이종희(36)씨는 친구들을 만나고 귀가하던 중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온 흰색 SUV 차량에 치였다. 그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가해자는 50대 남성은 가족 모임을 한 뒤 만취한 채 식당에서 나와 차를 몰았고 인도로 올라가 700~800m를 질주하다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가해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의 2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으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최근 열린 첫 공판에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죄송하다”는 짧은 말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족에 따르면 가해자 측은 “부양할 가족이 있다”고 주장했고, 가해자 변호인은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 시간을 좀 달라”며 감형을 노린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JTBC ‘사건반장’]
이 사건은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됐다. 양원보 기자는 방송에서 사건 내용을 언급하며 가해자를 향해 “볼라드가 있었어도 그걸 밀고 갔을 인간인 것 같다”, “이 인간의 음주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러자 다음날 가해자 측은 방송국 민원실을 통해 여러 차례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서 앵커가 ‘이 인간’이라고 표현한 것이 너무 공격적이며 “가해자 혐오를 유발한다”하는 것이었다.
가해자 측은 “재판에서 무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했다고 보도했는데, 그러면 법정에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있겠냐”며 “(우리도) 아프간에서 끌려온 사람처럼 굉장히 불쌍해 보였다. 우리도 피해자만큼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사건반장’]
결국 양 기자는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가해자 가족에게 사과했다. 그는 “유족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했던 나머지 가해자 가족들께서 느끼시는 상실감과 아픔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피해자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그런말을 하냐”, “하루아침에 살해당해서 수십 년을 눈물 흘리며 살아가는 유가족을 생각한다면 저런 소리 못할 텐데 기가 막힌다”, “가해자 가족 신상 공개하자”, “부끄러운 줄 알고 조용히 살아라” 등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