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에 5조 투입-교수 1000명 확충" 의사단체 "증원 재논의한다며 투자…모순"

2024-09-11 08:33:48


[의료공백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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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10일 발표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은 의대 증원에 따른 시설 및 기자재 확충 등을 위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의사단체들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가 가능하다면서 막대한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이날 발표에서 정원이 늘어나는 의대 32곳에 내년 1조1641억 원을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5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사립대 자체 투자 등으로 1조 원을 추가 투입하는 것을 포함하면 의대에 투입되는 돈은 6년간 6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가상 해부 테이블 등 실험·실습 첨단 기자재를 마련하는 비용과 국립대 교수를 2027년까지 1000명 증원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늘어나는 의대생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기존 의대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동시에 신축 건물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을 통해 2027년까지 공사를 마치고 2028년부터 문을 열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전공의가 실제 병원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 실습 등 체계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 병원에 ‘임상교육 훈련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커대버(해부용 시신)의 경우 예산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기증자나 유족이 동의하는 경우, 남는 의대·병원에서 부족한 곳에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환경을 개선한다는 내용이지만 의사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관계자는 “2026년 증원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러면 내년에 확충한 기자재와 새로 뽑은 교수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정부 발표가 증원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꼼수라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예산안 규모가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다”며 “무리한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과연 의료계와 대화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일각에선 의대생이 지금처럼 수업을 계속 거부할 경우 내년에 올해 정원의 2.5배가량인 7500여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2028년에 문을 여는 신관 등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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