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스공사, 미수금 2조 넘는데…빚내서 2341억 배당"

2023-02-01 07:31:04




한국가스공사 전경. 중앙포토


난방비 대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가스공사가 수조원대의 미수금(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회사채를 발행해 20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21년 자체자금 및 회사채 발행을 통해 2341억3592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그해 가스공사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1조2396억9900만원, 당기순이익 9645억2200만원의 경영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미수금 누적액은 2조2385억원에 달해 전년(6911억원)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사실상 앞으로도 영영 못 받을 돈이나 마찬가지다. 일반 가정과 자영업자에게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공급해 회수하지 못한 돈을 회계 기술적으로 미수금으로 분류한 것이어서 정치권에선 “꼼수”로 통한다. 쉽게 말해 겉으론 영업실적이 좋았지만 내용을 보면 경영 부실화가 상당했던 셈이다.

배당금 지급 시기도 논란이다. 2021년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가스공사가 산업통상자원부에 6차례에 걸쳐 요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묵살된 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2022년 3·9 대선을 앞둘 때는 가스비 인상 요구를 무시해놓고, 2021년 12월 말에 배당금 지급을 결정한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무경 의원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미수금이 증가하는 시점에 빚을 내 배당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021년 문재인 정부가 과도한 지출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를 공기업에 대한 정부출자 주식 배당금으로 메꾼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가스공사는 정부(26.15%)와 한국전력공사(20.47%)가 대주주다. 일반 주주는 16.74%다.

가스공사 측은 “가스공사가 정부 배당 대상 기업이다보니 정부 배당 협의체를 통해 배당금 규모를 결정한 것”이라며 “영업이익 등을 고려해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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