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에서 셀리드의 경영진을 향한 시선은 차갑습니다. 거듭된 임상 타임라인의 지연, 끝없이 이어진 세 차례의 유상증자, 그리고 식약처의 서류 보완 요구(반려) 앞에서도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했던 인허가(RA) 대응의 미숙함까지. 겉으로 드러난 행보만 보면 주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K-바이오 백신 테마가 걸어온 지난 4년의 핏빛 역사를 복기해 본다면, 우리는 이 회사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평가해야만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셀리드는 시장의 조롱을 견뎌내며 가장 거대하고 위대한 자산을 깎아낸 진정으로 대단한 회사입니다.
1. 모두가 도망친 1상의 무덤, 끝까지 완주한 독종
2020년 팬데믹 초기, K-바이오의 수많은 벤처와 대형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엔데믹이 다가오고 변이가 속출하자 그들은 어떻게 했습니까?
아이진은 약효 부족과 환자 모집 실패로 2a상에서 백기를 들었고,
제넥신은 위약 대조(가짜 약)를 고집하는 패착 끝에 2/3상을 자진 철회했으며,
HK이노엔 같은 대기업조차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1상 단계에서 도망쳤습니다.
수백억 원의 매몰 비용 앞에서 모두가 셔터를 내릴 때, 셀리드는 미련 없이 우한주 기초접종을 포기하고 '오미크론 부스터샷'으로 영리하게 피벗(Pivot)했습니다. 그리고 낡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세계 최고 권력인 '화이자'를 대조군으로 삼아, 기어코 다국가 4,000명의 3상 투여를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오기가 아니라, 뼈를 깎는 집념이 만든 생존이었습니다.
2. 600억 원의 출혈, 그것은 '플랫폼 면허증'의 가격이었다
국책과제 지원금 약 300억 원과 세 번의 유상증자로 빨아들인 자금 중 임상과 생산에 쏟아부은 약 350억 원. 도합 600~7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오직 OMI 3상 하나를 위해 타들어 갔습니다.
시장은 이 거대한 출혈을 "코로나 끝났는데 허공에 날린 돈"이라며 2,000원대의 주가로 짓밟았습니다. 하지만 빅파마의 시각에서 이 600억 원은 매몰 비용이 아닙니다. 그 어떤 경쟁 벤처도 감히 넘볼 수 없는 'N=4,000'이라는 압도적인 인체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 진입장벽의 가격입니다. 이 돈을 태웠기에 셀리드는 글로벌 1티어 CRO의 통제하에 생산된 '무결점 Raw Data'를 쥐게 되었습니다.
3. 바이러스가 만들어준 '플랫폼 검증의 천운(天運)'
냉정하게 말해, 자금력이 부족한 바이오 벤처가 완전히 새로운 유전자 전달체(AdCLD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개발했을 때, 이것을 건강한 성인 4,000명에게 찔러넣어 안전성과 T세포 점화 능력을 통계적으로 검증받을 기회는 평상시라면 절대 주어지지 않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가 명분을 만들어 주었고, 국책과제라는 혈세가 마중물이 되어 주었기에 가능했던 '천운(天運)과도 같은 플랫폼 검증의 기회'였습니다. 셀리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극한의 테스트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입니다.
[결론] 상품을 넘어 플랫폼의 시대로
이제 6월, 곧있으면 OMI 3상의 탑라인 데이터가 세상에 공개됩니다.
경영진이 비록 시장과의 소통에 서툴고 행정 절차에서 삐걱거렸을지언정, 그들이 500억이 넘는 자본을 태워가며 끝끝내 이 4,000명 임상을 완료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셀리드는 박수받아 마땅한 뚝심의 기업입니다.
다가올 탑라인 공시의 '비열등성 충족'은 그저 코로나 백신 하나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조 원의 가치를 지닌 BVAC(항암백신)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의 문을 여는 '증명된 글로벌 스탠다드 모선(Mother Ship)'의 출항 선언이 될 것입니다. 폭풍우를 견뎌낸 이 독종 기업의 진짜 가치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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