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멈추지 않는다.
파도가 멈추지 않듯,
우리가 발을 담근 이곳은
끊임없이 우리를
시험의 장으로 밀어 넣는다.
어제의 인내.
어제 시장이 요구한 것은 인내였다.
모두가 떠날 때 머무는 것,
모두가 달려들 때 멈춰 서는 것.
인내는 단순히 버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소음 속에서도
나의 기준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선언이다.
우리는 어제,
각자의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통과했다.
오늘의 냉정.
오늘 시장은 우리에게 냉정을 묻는다.
어제의 감정을 그대로 끌고 와
오늘의 숫자를 해석하지 않는 일.
희망을 확신으로 착각하지 않고,
공포를 실체로 오해하지 않는 태도.
냉정은 감정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수많은 감정이 휘몰아쳐도
결정권을 이성에게 남겨두는 자세다.
그래서 오늘은
결론을 요구하는 듯한 장에서,
판단을 미루는 사람이
불안해 보인다.
하지만 그 불안은
잘못된 신호가 아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준을 지키는 사람은
항상 흔들려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장은 내일 또 다른 얼굴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이름은 달라져도
질문은 같다.
기준이 있는가,
그리고 그 기준을
하루 더 유지할 수 있는가.
그래서 우리는
중심에서 한 발 떨어진 궤도를 택한다.
멀리 떨어진 별, 플루토의 궤도처럼.
소란스러운 중심부에서 벗어나
느리지만 계산 가능한 경로로
묵묵히 나아가는 것.
어제의 인내와
오늘의 냉정.
그것이
우리의 궤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