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옛 동지 주주들에게 고함

SK(034730)

2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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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를 떠날 때, 미련이 없었다면 거짓이다. 그 오랜 시간, 자사주 소각을 기다리고, 상법 개정을 꿈꾸며, 구조적 디스카운트의 해소를 기다려왔던 건 사실이었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를 시간차 폭탄처럼, 언젠가는 시장이 보상해줄 거란 믿음이 있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분명해졌다. 정치적으로 반대 주체가 명확히 존재하는 개혁은, 설령 옳은 방향일지라도 실행되기 어렵다. 상법 개정이 대표적이다. 이사에게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시하자는 상식적인 조항조차, 재계는 ‘경영권 위협’이라며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국회의원 몇몇이 법안을 발의한다 한들, 여야 간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결국은 물타기된다. 개혁의 추진력이 꺾이는 순간, 주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반면, 네이버의 AI 서사엔 그런 정치적 저항이 없다. AI 주권 확보, 소버린 LLM 구축, AI수석 신설은 모두 사회 전체가 공감하는 담론이다. 누구도 "AI를 안 하겠다"는 싸움을 걸지 않는다. 그래서 이건 추진력 싸움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일 뿐이다. 이런 서사는 시장에서 가장 강력하다. 정책이 시장의 길을 열어주고, 네이버는 자연스럽게 그 선두에 선다.나는 그 점에 주목했다. 구조적 개혁이 아니라, 시장의 컨센서스와 정부 정책이 일치하는 곳에 올라타기로 했다. 그날,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에 거래량이 터지는 걸 보고 확신했다. 그때서야 242500원에 들어갔고, 수익중이다.SK는 여전히 많은 ‘if’를 필요로 하는 싸움이다. ‘상법 개정이 통과된다면’, ‘SK스퀘어와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자사주 소각이 실제로 단행된다면’… 조건이 붙는다. 그리고 그 조건들 하나하나엔 강력한 반대 세력이 붙어 있다.반면 네이버는 달랐다. "해야만 하는 변화"는 누구도 막지 않는다. AI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정책도 이미 깔렸다. 그 위에서 네이버는 ‘능력 있는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잡았을 뿐이다. 나는 그 흐름에 올라탔다. 그리고 주가는 움직였다.이번에 배운건, 단순한 종목 교체가 아니다. 정치적 현실에 대한 감각, 시장 내러티브의 무게, 수급의 방향성이 한데 어우러진 결정이었다. 그래서 말한다. 이제 전장은 바뀌었다. 이젠 전제가 필요 없는 서사, 속도가 보장된 스토리, 그리고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방향 위에 올라타야 할 때다.우리는, 다른 국면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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