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위메이드블록체인]게임서 ‘메타버스’ 주춤, 대신 ‘블록체인’ 급부상
게임서 ‘메타버스’ 주춤, 대신 ‘블록체인’ 급부상
기자명 박서린 기자
넷마블, 컴투스에 이어 넥슨도 메타버스 사업 정리 수순을 밟으며 삼성전자의 XR(확장현실) 헤드셋 출시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메타버스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대신 블록체인에 호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게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메타버스 플랫폼 ‘넥슨타운’ 홈페이지에서 오는 3월 13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용자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년 4개월 전인 2022년 9월 국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타운은 넥슨의 게임 리소스로 구현된 가상세계에서 이용자들이 소통하고 게임 속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모바일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이와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잇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에 앞서 넷마블의 손자회사이자 넷마블엔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월드도 지난해 초 전 직원 약 70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법인을 청산했다. 이후 컴투스도 지난해 3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는 등 게임사들이 연이어 메타버스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다.
또 다른 IT기업인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중순 출시한 지 4년만에 소셜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의 서비스를 오는 3월 31일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T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4월과 8월 각각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와 ‘지니버스’를 종료했다.
LG유플러스의 기업용 메타버스인 ‘메타슬랩’ 출시 일정도 아직 불투명하다.
메타버스가 광각을 받았던 때는 외부 활동의 제약이 있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로, 이 시기 메타버스가 오프라인 공간의 대체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외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었고 이는 활용도 저하로 이어졌다. 낮은 이용자 활용도는 수익성 부진으로 귀결되면서 성장 동력을 잃게 됐다.
여기에 메타버스를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 보급률이 낮다는 점도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스타 2024에서 “다들 VR 이야기를 할 때 디바이스가 정량화되기 전까지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2014년, 2015년도에 했었다”며 “시장에서 아무리 관심이 많아도 소비자 입장에서 휴대성이라든가 편리성,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새로운 장르가 산업화되는 것은 좀 어려운 점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메타버스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신 최근 미국에서는 친블록체인을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블록체인을 연동한 게임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접목한 P2E(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방식) 게임은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을 NFT(대체불가토큰)나 가상화폐로 바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어 메타버스의 약점으로 꼽혔던 낮은 수익성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이달 20일 출시하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경제 시스템을 채용했다. 해당 게임은 아이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장비 생산과 거래에 필요한 주화의 전체 수량을 제한했으며 이용자는 주화를 최상위 등급 아이템을 획득하고 강화하는 데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아울러, 최상위 등급 아이템은 NFI(대체 불가능한 아이템)로 제작되며 고유 번호를 갖게 된다.
최근 업계 내에서는 국제적 흐름에 맞춰 웹3 기반 P2E 게임의 법제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보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게임 대담회에서 “(게임은) 국경이 없는 산업으로서 국내 게임사들의 경쟁력 저하가 예상된다”며 “정책당국과 게임 산업이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