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1분기 기술이전 기대…"AZ 등 빅파마 유력"
입력2025.02.05. 오후 2:59
수정2025.02.05. 오후 4:30
알테오젠, 1분기 기술이전 기대…"AZ 등 빅파마 유력"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이 이르면 1분기에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안을 취재한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올초부터 또다른 빅딜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면서요.
<기자>
알테오젠은 지난해 총 5곳의 빅파마와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중 한 곳과 1분기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완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로써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곳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길리어드인데요.
알테오젠은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의약품을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일명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플랫폼을 가진 기업입니다.
항암제도 피하주사로 만들면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도 투여 가능해지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거구요.
주요 면역항암제인 로슈의 티센트릭·BMS의 옵디보 등 제품은 피하주사로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반면,
항암제 임핀지를 가지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는 피하주사 개발을 시작도 못해 말그대로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입니다.
경쟁 제품들에는 미국 할로자임의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상황이라, 이에 대적하기 위해선 알테오젠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또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트로델비를 보유한 길리어드도 이번 계약의 유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그간 트로델비는 유방암에서 발현되는 TROP-2 단백질을 공격하는 유일한 ADC 신약이었는데,
지난달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가 공동 개발한 ADC 신약 또한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서
길리어드는 이들의 추격을 막기 위해 빠르게 알테오젠과 협력해 가장 먼저 피하주사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앵커>
어제 머크가 실적발표에서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 출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렇게까지 사활을 거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알테오젠은 지난 2020년 머크와 총 4조6천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3년 12월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이 약 5조원이었으니 얼마나 큰 규모인지 짐작 가실 겁니다.
사실 머크도 자체적으로 제형 변경 원천 기술을 개발하려고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알테오젠에 계약금을 더 주고 독점 계약으로 변경한거구요.
이렇게까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대표 제품인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를 방어하기 위해서입니다.
키트루다는 오는 2028년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되는데, 알테오젠의 기술로 피하주사 제품을 새로 출시해 사실상 특허를 연장하겠다는 계획인거죠.
키트루다 뿐만 아니라 최초로 허가받은 ADC 신약 엔허투도 알테오젠이 피하주사 개발을 맡으면서 빅파마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겁니다.
<앵커>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이 알테오젠이 유일한 건 아니잖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파마들이 알테오젠에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서요.
<기자>
현재 전세계에서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미국의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두 곳 뿐입니다.
여기서 알테오젠의 경쟁력이 더 높게 평가되는 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쟁사인 할로자임은 로슈와 계약을 체결했죠.
그런데 계약 당시 항암제 품목 하나가 아닌, 항암제가 타깃하는 암 유발 단백질 자체에 대한 독점으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즉 할로자임은 로슈의 제품 외에 같은 바이오마커(HER2)를 타깃하는 다른 항암제는 추가로 계약할 수 없게 된거죠.
반면 알테오젠은 다른 기업과 계약에서 바이오마커가 아닌 품목에 대해서만 계약을 체결해 바이오마커가
동일한 항암제일지라도 다른 빅파마와 추가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는 겁니다.
<앵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습니다.
<기자>
올해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소식은 알테오젠의 기술로 만든 머크의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머크가 연내 출시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적어도 이번달에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게 되구요.
출시 후에는 1년 6개월 내로 키트루다 매출액의 최소 30%까지 피하주사로 낼 것이라고 머크가 강조했죠.
올해 키트루다의 매출 전망치인 우리돈 약 40조원을 기준으로 최소 12조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매출을 내겠다는 건데.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알테오젠의 판매 로열티가 약 5%거든요. 단순 계산해보면 알테오젠은 2026년께 로열티로만 최소 6천억원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당장 올 상반기에는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피하주사 제형의 임상 1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마일스톤도 받게 됩니다.
<앵커>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로 실탄 확보에도 나선다면서요.
자금 마련 목적이 뭡니까.
<기자>
이번 유상증자는 여기에 대한 자금 마련의 일환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제형 변경 플랫폼을 넘어 복제약 사업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최근 안과 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자체개발해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550억원 가운데 1천억원은 연구개발. 550억원은 자체공장 설립에 쓸 계획인데,
그간 위탁생산(CMO)을 맡겼던 히알루로니다제 원료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겠단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