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도 쑥쑥 크는 성장호르몬 시장…"투약 편의성 높여라"
작년 합계출산율 0.72명 최저에도
국내시장 2800억···4년새 2배로
[서울경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저출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성장호르몬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은 약 2800억 원으로 4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커졌다. 제약사들의 성장호르몬 제품도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제약사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여 횟수를 줄이거나 투여 방법의 편의성을 높인 2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호르몬을 포함한 생명과학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 1조 12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8%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긴 하지만 한 명의 자녀만 있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아이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성장호르몬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투여 방법의 편의성과 약효의 지속성 여부가 주요 경쟁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제약사들은 매일 맞아야 하는 주사를 주 1회, 월 1회로 늘리는 지속형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등은 주 1회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글로벌리서치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2세대 지속형 제품이 2030년 전세 성장호르몬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테오젠은 주 1회 투여하는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ALT-P1’를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로 개발해 국내에서 임상 1b상을 마친 후 브라질 크리스탈리아에 기술이전했다. ALT-P1은 인도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은 주 1회 또는 월 2회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GX-H9’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성인 및 소아 대상 임상 3상 단계다.
왕해나 기자(haena0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