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과 풍력에 각각 극단적 반응 보이는 트럼프... 대체 왜?
“태양광은 경제성을 갖춘 멋진 산업”
한편,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적인 두 산업인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극단적인 반응이 눈에 띈다.
태양광에 대해선 유화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태양광은 멋진 산업이다. 확대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산업은 풍력보다 경제성이 입증되었으며, 초기 비용은 있지만, 대규모로 설치하고 나면 충분히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 판단하여 트럼프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미 태양광협회는 트럼프에 구애받지 않고, 태양광 발전용량이 2029년까지 440GW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며, 세액공제제도 또한 크게 변동없이 유지될 것이라 예상한다.
“풍력발전은 쓰레기” “바다를 보고 싶지 풍차는 보고 싶지 않다”
풍력에 강한 반감… 개인적 악연, 낮은 경제성, 과도한 보조금 탓
지난해 태양광 신규보급, 年 3GW대 회복…"올해 태양광 위한 공공부지 활용 더 적극 추진할 것"
반면, 풍력발전에 대해서 트럼프는 “풍력발전은 쓰레기다. 새로 풍력발전소를 짓지 않을 것”이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해상풍력 신규 임대와 관련 프로젝트에 승인‧임대‧대출을 중단하는 내용을 발표했고, 2029년 이후의 프로젝트는 지연될 것을 암시했다.
이유는 뭘까? 트럼프는 개인적으로 풍력발전과 악연이 있으며, 이 때문에 왜곡된 인식의 여파가 있다고 분석된다. 또한, 풍력 발전 자체가 과도한 보조금을 받으면서 경제성은 낮은 현상도 한 몫한다.
트럼프는 예전부터 풍력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피력해왔다. 2023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풍력발전에 들어가는 터빈이 고래를 죽게 하며, 소음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며, 새를 죽일 수 있다, 또는 티비를 보는데 방해한다는 등 황당한 주장도 심심찮게 해왔다. 이에 2023년 BBC 등 여러 언론들은 트럼프의 관련 발언 등을 전하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팩트체킹을 한 전례가 있다.
이런 근거 없는 주장 이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풍력발전 사이 악연이 있다. 2011년 트럼프는 스코틀랜드 애버딘만 풍력발전소가 근처 자신 소유의 골프장 풍경을 해친다는 이유로 소송을 했고, 리조트 개발 중단, 투자 보류, 신문광고 게재 등 극렬한 반대 과정을 거쳐 결국엔 패소하여 스코틀랜드 정부에 소송비용 지불 명령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이 유독 풍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라는 평이 많다.
“풍력발전은 보조금 제외하면 가스발전보다 비용 많이 들고, 자립도 어려워”
하지만, 풍력에 대한 반감에 객관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지난해 풍력발전에 대해 “풍력 발전소는 가장 비싼 에너지다. 우리는 보조금이 필요한 에너지는 원하지 않는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솔직한 진실을 말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풍력발전에 지원되는 연방 세금 공제는 해상 풍력 발전소 건설 비용의 50%, 육상 비용의 80% 이상을 충당할 수 정도로 많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한 바이든 정부조차 2023년 관련 보고서에서 보조금을 제외하면 메가와트 기준으로 새로운 풍력 발전소의 전력 비용이 가스 화력 발전소보다 더 많이 들며, 해상 풍력은 보조금이 있어도 가스 전력보다 2~3배 더 비싸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와의 통화에서 “미국 시장은 신재생에너지에 기본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태양광은 이젠 보조금이 없이도 이윤을 내는 기업들이 상당하다. 해상풍력의 경우는 완전히 다르다. 보조금이 없으면 자생할 수 없는 기업들이 많아 실제로 많은 사업자들이 인허가권을 반납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국 시장 내 해상풍력은 어려워 질 가능성이 높고,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도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더욱이 해상풍력 설치가 가능한 연안 지역은 대륙붕으로 모두 연방정부의 관할 지역이기 때문에 사유지에 설치하는 다른 에너지원보다 정부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풍력기업들 美 사업 철수 등 부정적 영향 지속될 듯
이런 흐름에 셸, 오스테드 등 관련 기업은 프로젝트를 철수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덴마크 풍력기술 기업 오스테드는 이미 지난해 미국 풍력시장에서 철수했다.
또한, 셸은 미 애틀랜틱 쇼어(Atlantic Shores)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철수한다고 밝혔으며, 울산에서 추진하던 해상풍력 프로젝트 ‘문무바람’ 지분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풍력 분야 입지를 넓히고 있는 국내 기업인 CS윈드,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중공업 등의 올해 풍력관련 실적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증권업계가 전망했다.
박성진 기자 po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