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 기업 아이엠비디엑스가 혈액 속 유전자를 분석해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맞춤형 항암치료 가이드를 제공하는 다중암 스크리닝 서비스 캔서파인드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공급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단 10ml의 혈액으로 8개 주요 암종의 검진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도 극소수 기업만 상용화에 성공한 다중암 스크리닝 제품군에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기존의 암 검진 방식인 영상진단(PET-CT)과 내시경, 암표지자 검사는 방사선 노출, 심리적 거부감, 검진의 불편함과 번거로움, 그리고 낮은 민감도 등으로 인해 다중암 스크리닝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캔서파인드는 이러한 단점을 모두 극복하고 대장암, 폐암, 위암, 간암, 췌장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 8개의 주요 암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12개, 20개 암종으로 확대해나갈 때 적은 비용으로 이전과 비슷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ESMO에서 아이엠비디엑스는 대장·위·간·췌장·폐·유방·난소·전립선암 등 8개에 대한 조기진단 서비스 캔서파인드 성능을 공개했다.
암 검체 938건과 암이 아닌 검체 357건을 분석했더니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비율)는 87.7%로 조사됐다. 특이도(음성을 음성으로 진단하는 비율)는 96.1%, 암 발병위기 예측 정확도는 84.1%로 나타났다.
암종별 민감도를 보면 대장암 100%, 간암 90.9%, 위암 39.5%, 폐암 89.7%, 유방암 92.1%, 난소암 84.7%, 췌장암 80.6%, 전립선암 75.8%였다. 연구 결과에 대해 정 팀장은 "세계적인 선두그룹으로 꼽히는 그레일은 암종이 더 많긴 하지만 상용화 제품의 민감도가 50% 정도"라며 "가던트헬스는 대장암 단일 암종으로 쉴드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다중암 진단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특이도는 96.1%로 그레일 99.5%보다 낮다. 정 팀장은 "특이도는 정상인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야 성능을 높일 수 있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성능을 높인 그레일처럼 정상인을 확보해 특이도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암종 중 위암 민감도가 다소 낮은 데 대해 그는 "장기 조직에서 혈액으로 떨어져 나간 것을 분석하는 데 혈관과 가까이 있는 장기는 상대적으로 잘 흘러나오지만 깊숙히 있는 장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연구에 위암은 4기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표의 의미에 대해 정 팀장은 췌장암과 난소암에서 조기진단 툴을 갖추게 된 것을 꼽았다. 그는 "위암, 간암, 폐암, 유방암 등은 스크리닝을 많이 하고 있지만 췌장암 난소암 등은 스크리닝 도구가 많지 않았다"며 "난소암과 췌장암에서 80%를 넘는 민감도를 확인한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스크리닝 도구가 없는 다양한 암종으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비용을 줄여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결과를 낸 것도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정 팀장은 "8개 암으로 한국인 암 발병의 70% 정도 커버할 수 있다"며 "13% 정도 차지하는 갑상선암을 제외한 다른 암종으로 범위를 넓혀 한국인 암 발병의 90% 정도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번 ESMO는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협력 등을 위한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보유한 데이터가 한국인 검체이기 때문에 분석 인종이 제한적"이라며 "인종을 확대해 다른 인종에도 잘 작동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협력 연구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