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이돌 역사상 이런 드라마틱한 서사를 가진 팀이 일찍이 있었나?
구박받던 콩쥐가 팥쥐들 다 이기고 최고의 자리에 섰는데, 사이비에 빠진 망나니 가장이 엄마 쫓아내고 새로 들인 계모한테 더 심하게 구박받다가 엄마 돌려달라고 외치니, 쫓겨난 엄마가 내 새끼 지키기 위해 다시 악의 소굴로 뛰어들겠다고 외친 게 지금까지의 스토리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사뭇 기대된다. 얼마나 더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결국은 모두가 원하는 사이다 결말과 해피 엔딩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중요한 건 이야기의 힘이다. 이미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 (하이브와 알바, 물린 주주들, 붉은세상 신도들, 걸플갤 루저 제외)이 이 서사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하이브와 방시혁한테 주어진 배역은 악의 축 그 자체이다. 하이브가 아무리 힘이 세도 결국 힘센 악당일 뿐이고 이야기는 결국 악당의 최후를 향해 갈 수 밖에 없다. 다수가 공감하는 이야기는 절대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이야기의 힘이고 여론전에서 프레임을 선점하려 애쓰는 이유이다. 착한 놈, 나쁜 놈이라는 프레임이 한 번 씌워지면 벗어나기 힘들다. 그 프레임이 다수가 공감하는 이야기로 만들어진 거라면 더더욱 그렇다.
지금 세상을 둘러봐라. 온 세상이 뉴진스 편이다. 이 사태에도 불구하고 SKT와 애플은 뉴진스 광고를 내보냈고 한국관광공사는 뉴진스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한다. 그들도 아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뉴진스에 공감하고 있고 뉴진스의 편이라고. 내가 누누이 얘기한 대로 시총 7조따리 하이브는 뉴진스에 비빌 급이 안 된다. 애초에 상대를 몰라보고 덤빈 것이다. 아마 이번 일로 하이브는 궤멸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다.
이건 여담인데 방시혁은 뉴진스 멤버 중 다니엘을 마지막으로 반대했다고 한다. 다니엘은 한국인 어머니와 호주인 아버지를 가진 혼혈로서 영어 이름은 다니엘 마쉬, 한국 이름은 모지혜, 팬들은 모다니라고 부른다. 방시혁이 반대한 이유 중 하나가 이름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다니엘은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처럼 성경에 나오는 대천사의 이름이다. 성경에서 대천사는 악마와의 싸움에서 선봉에 서서 악마를 베고 처단하는 역할을 한다.
다니엘이 이번 라방에서 "하이브는 정말 비인간적인 회사인 것 같아요. 저희가 뭘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직격했는데, 평소 말 그대로 천사 같은 다니엘의 성격을 아는 팬들이라면 다니엘이 이렇게 말하는 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 거다. 정말 상대가 악마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이 한 마디은 대천사 다니엘이 악마 사이브의 심장에 칼을 쑤셔 넣은 거나 다름 없다.
지금까지의 서사에도 수 많은 킬포인트가 있었지만 앞으로 더 엄청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하니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우리 아가들은 지금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너희들은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고 이 시련을 버티면 끝없는 영광과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