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희용 기자] HMM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현금부자’ 기업으로 통한다. 올 상반기 기준 HMM의 자산은 29조 589억원으로, 부채를 제외한 자본금 규모가 23조 6757억원에 달한다.
HMM은 글로벌 공급망에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실적이 치솟는 모습을 보여왔다.
오랜 기간 지속된 해운 경기 침체로 기나긴 부진을 겪어왔던 HMM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급등한 해운 운임의 파도를 올라타며 막대한 현금보유고를 쌓을 수 있었다.
해운경기를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팬데믹 초기 1000선에서 2022년 5000대까지 용솟음쳤고, 이 시기에 몇년치 이상의 수익을 내며 반전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해운업황의 ‘코로나 특수’는 엔데믹과 함께 제자리를 찾으며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을 겪는 듯 했다.
그러나 작년말 세계 물류의 핵심 지역인 수에즈운하를 통항하는 선박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홍해 사태’가 발생하며, 해상운임은 또다시 고공행진을 하는 중이다. 8월말 기준 SCFI는 2963포인트로, 작년 동월 대비 약 3배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덕분에 HMM은 올해도 실적 호조세를 예약해둔 상태다.
HMM은 올 상반기 매출 4조 9933억원, 영업이익 1조 514억원, 당기순이익 1조 145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분기 11.1%에 이어 2분기에는 보다 개선된 21.1%를 달성했다. 업계에선 HMM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HMM은 현재의 호황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진 23.5조원의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중 14.4조원을 친환경 경영에 투자해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의 도약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