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2번 찍은 분들께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러나 저는 단 한 번도 2찍이라는 표현을 대중에게 공개된 자리에서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늘 그렇듯, 2번 찍은 분들 혹은 2번 찍은 사람들이란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한동훈 씨가 2찍이는 인종차별에 준하는 혐오 표현이라고 발끈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자니, 참 난감합니다. 한동훈 씨 논리대로 하면, 지난 대선에서 2번 찍은 분들을 2찍이라고 부르면 인종차별주의자에 준하는 범죄자가 되는 것인가요? 그럼 2번 찍은 분들을 이제부터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요? 윤찍이라고 하면 되나요? 굥찍이라고 하면 되나요? 몰지각한 자라고 하면 되나요? 근데, 선거 투표용지에 윤 찍을 칸 혹은 굥 찍을 칸이라고 표기된 란이 별도로 있나요? 그게 아니잖아요. 그냥 2번이라고 표시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은 2번을 찍었고, 그 결과 요즘은 말 줄임 표현이 대세니까, 2찍이라고 부르는 것 아닌가요? 한 가지 더 묻습니다. 2번 찍은 분들은 툭하면 1번 찍은 사람들, 가령 저 같은 사람에게 빨갱이 혹은 좌파라는 낙인을 찍어서 부르잖아요? 그럼 빨갱이와 2찍이 중에 어떤 게 더 혐오표현인가요?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조금이라도 안 다면 당연히 빨갱이 혹은 좌파라는 표현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얼마나 잔인하고 살벌한 혐오표현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잖습니까? 그런데도 2번 찍은 분들은, 툭하면 1번 찍은 빨갱이, 좌파 새끼들을 척결하자고 목소리 높여 외치면서 혐오를 마음껏 발산하면서도, 그깟 2찍이란 표현이 그리 못마땅한 것인가요? 끝으로, 하나 더 묻습니다. 한동훈 씨, 지난 대선에서 2번 찍으셨잖아요? 당당하게, 떳떳하게, 무슨 사명감 같은 것 갖고 2번 찍으셨잖아요? 그럼 2번 찍은 거 자랑스러워 하셔야죠? 기껏 2번 찍어놓고, 왜 2찍이란 표현에 발끈하세요? 지금 와서 뭐 캥기는 게 있으십니까? 돌이켜 보니, 2번 찍은 게 부끄럽습니까? 아니면, 2번 찍었으면, 나 2찍이야 말하세요. 그게 떳떳하고 일관성 있는 것입니다. 김요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