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 "탄소중립·에너지 전환, 반드시 가야하는 길"
기자명노광준 PD
기사입력시간 2024.04.26 17:02
- "재생에너지·그린수소 확대 안하면 도지사직 유지하기 어려워요"
- 제주에는 지금 그린에너지 바람…마을회의 주제가 그린수소
- 제주 변화에 기업들 몰려온다…RE100 달걀·한라봉 조만간 출시
"(제주에서) 제가 도지사직 유지하려면 재생에너지 늘리고 그린수소 확대해야해요. 그거 안하면 유권자들 난리납니다."
지난 24일 OBS라디오 <오늘의 기후>에 출연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말입니다.
기후방송 <오늘의 기후> 출연을 위해 제주도에서 직접 경기도 수원까지 온 오영훈 지사에게 김희숙 진행자는 궁금했던 기후질문들을 1시간 동안 던졌습니다.
그 귀한 재생전기를 만들고도 남아돌아 출력제한으로 버려지는 현실부터, 한국형 RE100 미래까지….
그런데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답변들이 돌아왔습니다. 이런 꿈같은 일들이 지금 우리나라 제주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오영훈 지사의 답변을 들을 때마다 놀라웠습니다. 오영훈 지사의 인터뷰 주요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1.제주에선 바람도 공유자산…바람을 팔아 주민복지에 쓴다
제주도하면 바람이죠. 그런데 제주의 바람이 삼다수처럼 돈을 받고 거래되고 주민복지로 연결된다는 신기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풍력발전 3차년도 계획을 통해서 풍력공유화기금을 만들고 있습니다. 즉 바람을 돈을 받고 판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예전에 (봉이 김선달이) 물을 돈 받고 팔았듯이 이제는 바람을 돈 받고 판다라는 개념이 풍력공유화기금인데요." (오영훈 제주도지사)
제주는 2022년 현재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설비 비중만 따지면 전체 에너지의 48.7%가 신재생에너지이고, 실제 전력에서 발전비중은 19.2%에 달합니다.
현재까지는 태양광과 풍력의 비율이 6대 4로, 태양광의 비중이 높지만, 제주도가 계획중인 2030년 풍력설비 보급계획(육상과 해상에 2,345메가와트 풍력설비)이 완성되면 풍력발전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질 전망입니다.
여기서 풍력발전사업자가 얻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주민복지나 지역사회를 쓰도록 하는 제도가 바로 풍력공유화기금입니다. 대장동같은 개발이익환수제도라고나 할까요. 차이가 있다면 유한한 땅이 아니라 자연이 무한제공하는 바람과 햇빛을 공유자원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풍력발전 사업자가 일정한 이득을 취해 나가면서 그 이익금 중 일부를 풍력공유화기금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저희 제주도만 갖고 있는 제도인데요. 그렇게 풍력발전 사업을 확대해 나가게 되면,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기금을 받게 되고, 그 기금은 지역사회 제주도 사회에 환원이 되게 되는 거고, 도민의 삶의 질이 증진되게 되는 이런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죠." (오영훈 제주도지사)
2."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찾아왔어요. RE100 전기 공급계약 맺자고…."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생산이 가장 활발하다보니 재생에너지를 찾아 기업들이 제주도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굴지의 화장품 기업이 제주도를 찾았는데요, 이유는 RE100이었습니다.
유럽에 화장품을 수출하려면 100% 재생에너지로 공장을 운영해야하는데, 그런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곳, 제주도로 찾아온 겁니다.
"지난해 10월 즈음에 무슨 계약이 있었냐 하면 아모레퍼시픽이라는 화장품 회사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 북촌 마을 풍력회사하고 계약을 맺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유럽으로 화장품을 수출하려면 RE100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기업 입장에선 제주 풍력으로 재생전기를 공급받고,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한 우리는 변동성 없이 일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으니 대단히 좋은 거죠." (오영훈 제주도지사)
앞으로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구하기 위해 낯선 곳을 찾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기업들이 재생전기를 찾아 농촌이나 산촌으로 이전하고 있는데요. 이들 국가에서는 재생전기를 생산하는 곳에서 가까울 수록 전기요금을 싸게 받고, 멀수록 비싸게 받는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각종 부작용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가에서 눈여겨볼 만한 일입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머지않아 RE100 한라봉에 RE100 달걀 나올 듯
태양광, 풍력이 전력의 20%를 넘어서고 있는 제주에서는 특산 농산물을 100%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하는 RE100 농산물 사업을 추진하고 힜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