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전기차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전자기기에서 전력 변환과 전류 분배, 제어 등의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최근 들어 기존 실리콘(Si) 소재 한계를 극복하는 질화갈륨(GaN),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화합물 소재의 차세대 전력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열풍과 함께 전력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슈퍼사이클(초장기호황)’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시작되면서 향후 전력 공급의 병목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맞추려면 소형 원전, 핵융합,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여야 하는데, 오는 2050년 세계 주요 국가의 탄소중립(넷제로) 이행과 기술 상용화 측면 등을 고려하면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6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배 증가, 전력 공급 병목이 심화될 것”이라며 “전 세계 8000여개 데이터센터 중 3분의 1을 보유한 미국에서는 이미 올해부터 전력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전력 공급 부족 현상은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반도체, 2차전지 제조, 전기차, 전기히트펌프(HAVC) 등이 전기에 구동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력기기(변압기, 전선, 구리) 업체들은 현재 고객사들과 2027~2030년 주문을 논의하고 있으며,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이 과거와 달리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