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관련된 산업은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근 하이브와 어도어, 어쩌면 방시혁과 민희진의 갈등과 대립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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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양측의 프레임은 확고하다. 방시혁의 하이브는 민희진의 경영권 탈취 도모를 문제삼고 있으며, 어도어 민희진 측은 뉴진스 카피 항의에 대한 문제제기가 해임통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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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방시혁 및 하이브 측의 주장대로 하이브의 자회사이자 레이블인 어도어가 민희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의 수단으로 하이브의 지분을 희석시켜 민희진의 특수관계자 또는 우호적인 투자자가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게 된다면, 현재 시장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것처럼 민희진의 회복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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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희진의 주장대로 내부항의가 해임통보로 이어지고, 언론을 통한 십자포화 공격이라면 작금의 이 사태는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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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성공이 유독 빛나보였던것은 기존 엔터3사 (JYP, SM, YG)와 달리 하이브 직속이 아니라 레이블(독립법인을 세우고 지분투자를 통해 자회사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가동시켜, 레이블 각자 경영진이 독창적인 컨셉과 프로듀싱을 할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 아래 독자적인 경영권을 갖은 민희진도 뉴진스라는 걸작을 배출했고, 앞으로 또 다른 세계적 K-POP 스타를 육성할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레이블 시스템이 매우 성공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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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했듯 레이블 시스템의 핵심, 즉 하이브 성공 핵심요인은 각자에게 경영권을 일임하는것이었다. 그래야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컨셉의 슈퍼스타를 만드려는 시도를 할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점에서 민희진의 항의는 일명 타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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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에 아일릿이라는 걸그룹의 프로듀싱을 방시혁이 직접 맡았는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건 하이브의 레이블 시스템을 스스로 무너트리는 행위일수 있다. 방시혁은 이제 프로듀서가 아니라 하이브라는 국내 대표 엔터기업의 수장이다. 방시혁은 각 레이블들이 공정하게 경쟁하여 세계에 나가 우뚝설수 있도록 룰을 만들어야지 직접 필드 플레이어로 나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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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계열사 내에서 독자적인 경영으로 경쟁하라고 해놓고 이재용이 직접 하나의 사업부를 맡아 지휘한다면 그 결과 공정함이 묻어 나오겠는가? 이런 측면에서 민희진의 항의는 타당해보일뿐만 아니라, 민희진이 항의가 타당하다고 할때 지금 민희진이 겪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하이브의 또 다른 레이블 경영진의 목을 겨눌수 있겠다. 그렇다면 하이브의 레이블 시스템은 좌초되고 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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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로써 하이브의 현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지점은 당장 컴백하는 뉴진스의 흥행여부에 있는게 아니라, 이런 구조적인 시스템이 붕괴돌 우려에 있다. 방시혁이 더 큰 회사를 일궈내려면 이런 내부목소리를 묵인하고 긴급한 해임통보로 문제를 키울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해결할려고 노력해야 했다. 그리고 해결이 잘 안될것 같을때에도 민희진의 뉴진스가 하이브에 기여한 성과를 고려하여 기간을 두고 해임 통보를 하는게 매끄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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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현재 어도어의 지분구조는 8대2로써 하이브가 의혹을 제기하고 언론이 십중포화를 쏟아붇고 있는 경영권 탈취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론대로 만약 어도어 민희진 측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하면 그 이사회결의에 대해 주주들이 소송을 하거나, 아니면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지기전에 주주총회를 소집하여 정관을 변경하고 다시한번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던지 하여 하이브에게 유리한 지분구조를 갖고 갈수 있다. 아무리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구성하더라도 실질적인 경영권과 이사선임은 하이브에게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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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분 18%에 불과한 이사진이 최대주주에게 엿먹일수 있다면, 왜 우리나라에서 또 다른 경영권 탈취 사레가 없었던것일까? 민희진을 제외한 모든 2대주주가 착해서 그런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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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현재 민희진은 천하의 썅X이 되는 여론이 형성, 앞으로 하이브의 어떤 레이블 경영진도 방시혁에게 항의할수 없는 체제가 될것이고, 이는 곧 독재이자 레이블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것이다. 그렇다면 하이브 시총이 -1조원 가까이 날아간것은 궁극적인 원인은 민희진이 아니라 방시혁의 대응에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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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의 이수만이 전권을 가지고 흔들다가 지분을 매각하고 빠져나간 사례를 지켜본 방시혁은 그의 노선을 따라갈것인가? 아니면 본인이 이뤄낸 레이블 시스템을 지켜낼것인가? 2024년 4월 25일 오후 3시, 민희진이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고 하여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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