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잇따르자 심판 무용론 스포츠계 너머 사법 불신도 자격도 없이 “심판” 외치는 엉터리 판관 필히 심판해야 심판은 ‘심리’와 ‘재판’을 아우르는 말이다. 일상의 심판은 판사(判事)다. 그가 “아웃”이라고 하면 아웃이 된다. 이 막강한 지위는 ‘그깟 공놀이’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파괴력으로 인생을, 더 나아가 사회를 파탄 낼 수 있다. 이달 초 한국리서치가 ‘주요 헌법기관 역할 수행 평가’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법원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에 불과했다. 매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이 조사에서 문재인 정권이던 2020년 1월엔 18% 였고, 지금도 큰 차이는 없다. ‘재판받는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나’를 주제로 그해 진행된 설문에서 ‘AI 판사’(48%)가 ‘인간 판사’(39%)를 눌렀으니 예견된 결과다. 인간을 믿을 수 없어 법을 세웠다. 그 법을 인간이 다룬다. 모순이다. 심판하는 자는 그 모순의 극복을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내가 옳을 때는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내가 틀리면 누구도 잊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심판 더그 하비가 말했듯, 심판은 고독한 자리다. 그런 긴장과 압박 없이 페어플레이가 가능할 리 없고, 굳이 인간을 그 자리에 앉혀 놓을 이유도 없다. 도처에 ‘야매’ 심판관이 넘치는 시대. 범죄자들이 더욱 뻔뻔히 정권과 심판을 부르짖는다. 목청이 커질수록 그들의 속내는 선명해진다.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것밖에 없는 거예요.”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