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캐즘(Chasm) 진입에 따라 배터리 물량이 줄면서 국내 양극재 선두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실적 눈높이도 낮춰지고 있다. 특히 일부 고객사로의 물량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원가절감·고객사 다각화와 관련한 대안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드는 북미 지역 내 일부 전기차 출시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기차 시장 둔화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의 기존 양산 일정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는 관련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가 쌓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극재를 공급하는 에코프로비엠 역시 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메탈 가격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전기차 수요 둔화로 매출 감소가 실적 부진에 반영된 것. 최대 고객사인 삼성SDI의 역성장도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한 실적을 내놨다.
당분간 매출 성장 자체가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배터리 셀 제조사의 공장 가동률이 저조한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주력 고객사인 SK온이 경쟁사로 양극재 물량을 다각화하고 있어서다. SK온은 엘앤에프와 함께 6년 동안 30만톤 규모 양극재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고, 나머지 물량을 유미코아 등으로부터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의 전기차 감산으로 SK온 내 현대차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에코프로비엠의 관련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