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반도체 대안될까?···아태지역서 부는 ‘화합물 반도체’ 돌풍 이유는,,
입력 2024.04.17 18:00
기존 반도체 대안 물질로 ‘급부상’···시장 규모도 확장
2021년 379억달러서 2027년 557억달러까지 확대
아태지역, 세계 시장 주도···기술력 기반 성장 가속화
LED·친환경차·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분야 활용 기대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각종 기술의 고도화로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기존 실리콘 반도체 소자의 물리적 한계가 대두되면서 화합물 반도체가 대체재로 부상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중국 등 주요 반도체 강국이 대거 포진해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화합물 반도체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이를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합물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기준 379억3500만달러(한화 약 52조원) 수준에서 오는 2027년 557억8400만달러(약 77조735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화합물 반도체 (Compound Semiconductor)는 두 가지 이상의 원소로 이루어진 반도체를 말한다. 일반적인 실리콘 기반 반도체와 비교해 높은 전자 이동속도를 가지고 있어 소자를 구성했을 때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또한 조성 변화를 통한 밴드갭 엔지니어링이 가능해 와이드 밴드갭을 구성하고 고효율, 고전력의 무선통신 소자, 금속 산화물 기반 트랜지스터(Metaloxide 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 LED(Lightemitting diode) 등을 구성할 때 중요한 물질로 판단, 화합물 반도체 상용화 및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 기존의 반도체 공정과의 호환성이 우수하고 높은 항복전압(Breakdown voltage)과 낮은 저항 특성이 있어 고속의 스위칭 및 소형화를 가능하게 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고주파 범위에서 높은 전력의 증폭을 제공하는 특성으로 인해 반도체 장치산업에 적용되고 있으며, 성장세가 높다.
화합물 반도체 특성상 빠른 전자 이동 속도와 높은 구동 전압을 바탕으로 빠른 프로세싱 속도, 높은 전력 효율성, 고전압 구동 등이 가능해 고전압, 고효율의 소형 전자소자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LED, 친환경 자동차 부품, 신재생에너지 부품, 디스플레이, 우주항공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 시장을 소재별로 분류하면 GaN(갈륨 질화물)이 가장 큰 시장이다. 2022년 188억600만달러 규모까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되며, 연평균 6.8%가량 성장해 2027년에는 261억700만달러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iC(실리콘 카바이드)는 2022년 10억9500만달러로, 시장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성장세가 화합물 반도체 중 가장 높은 16.7% 수준으로 2027년 두 배 이상인 23억67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SiC의 높은 성장률은 고유한 와이드 밴드갭 특성으로 고전압 구동이 가능하고, 특유의 높은 내열 특성으로 성장세가 높은 친환경 자동차,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SiC는 GaN에 비해 저렴한 실리콘이나 사파이어 기판 상에서 소자를 제작하고 양산할 수 있어 성능, 가격 면에서 주목받는 화합물 반도체로 꼽힌다.
조상훈 KISTI 데이터분석본부 선임기술원은 “화합물 반도체는 고유한 특성에 따라 다양한 전자산업에 활용성이 높은 소자”라며 “현재 실리콘 기반의 생산 공정과의 호환성을 확보하면서 전자적 특성 조절을 위한 미세한 성분 조절 등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선행한다면, 국내의 핵심 산업과 시너지를 보이는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세와 별개로 주목할 만한 점은 글로벌 전역에서 화합물 반도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미권이나 유럽이 아닌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합물 반도체 시장을 지역별로 분류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규모가 크다.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 중국 등 반도체 기술을 주도하는 주요국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과 관련된 기업과 정부가 대규모 투자와 R&D 활동을 계속해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 등이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227억7900만 달러에서 2027년 332억500만달러 규모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연평균 7.8%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나라는 현재 스마트폰, TV 등 가정용 전자기기와 전기차, 통신기술,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고 있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전자제품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는 화합물 반도체의 적용이 가능한 5G, IoT, 고휘도 LED,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등 관련 제품의 성장과 더불어 웨이퍼 위에 특정한 방향의 결정구조를 가지는 에피텍셜 웨이퍼 파운드리 공장 설립으로 화합물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본적으로 성능이 우수한 화합물 반도체 소자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와 다르게 기판에 화합물 반도체를 단결정으로 키우는 에피웨이퍼와 관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는 단기간에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며, 연구개발 노하우 축적이 수반돼야 하기에 장기간의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