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집’ SK이터닉스에 한앤코 폭탄 떨어질까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입력 2024.04.17 14:37 SK디앤디로부터 에너지 자회사 지분 인수 중…주가는 우상향 2대주주 한앤코 수익구간서 엑시트 여부 관심…매각보다 배당 유력 ▲SK이터닉스 CI SK디앤디에서 인적분할로 신설한 SK이터닉스의 주가가 연일 상승 중인 가운데 큰 자금을 투자했던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엑시트 시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이터닉스가 최근 SK디앤디의 에너지 자회사의 지분까지 양수하며 덩치도 크게 키우자 회사의 주가도 연일 우상향 중이다. 이에 대해 SK이터닉스에 지분을 투자한 한앤코가 수익구간에 도달할 경우 어떤 전략을 취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투업계에서는 지분을 정리하기보다는 배당을 노릴 것이라는 주장이 조금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SK이터닉스, SK디앤디 에너지 자회사 지분 대거 양수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지난 16일 SK이터닉스는 다수의 지분 인수 공시를 냈다. 먼저 SK디앤디로부터 진도산월태양광발전 주식회사 외 13개사의 지분을 양수하는 거래가 있다. SK이터닉스는 부동산 개발회사 SK디앤디에서 최근 인적분할로 신설한 법인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SK디앤디에 남아있는 에너지 자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 외에 SK디앤디로부터 한화청주에코파크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호와 한화음성에코파크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호의 지분도 인수한다. 이번 거래들로 SK이터닉스는 약 1124억원 가량의 거래대금을 SK디앤디에 지불할 예정이다. 해당 거래 소식에 대해 시장은 주가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SK이터닉스의 주가는 분할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에너지 자회사 지분 인수 소식이 알려진 17일 시장에서도 3%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앤코, 이터닉스 주가 상승으로 수익 회복 기대 한편 SK이터닉스의 주가상승 소식이 회사의 2대주주인 한앤코의 엑시트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앤코는 지난 2018년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SK디앤디 387만7500주(24%)와 SK가스가 갖고 있던 보통주 56만2501주(3.5%)를 1954억원에 매입했다. 최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현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이후 두 차례 SK디앤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833억원을 출자하고 2020년에는 SK디앤디의 비상장 전환우선주 511억원 어치를 추가로 인수했다. 한앤코의 SK디앤디에 대한 총투자금액은 3297억원이며 전환우선주를 제외하면 2786억원이다. 하지만 이 투자는 최근까지 손실을 기록 중이다. 배당금으로 280억원 가량을 회수하긴 했지만 SK디앤디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던 상황이다. 한앤코의 SK디앤디 주당 매입단가는 3만6000원대였지만 SK디앤디의 주가는 2만원대 중반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SK이터닉스의 상승세 덕분에 손실이 수익으로 전환될 기회를 얻었다. SK이터닉스는 인적분할로 신설된 법인이다 보니 SK디앤디의 주주비율을 그대로 가져가 상장됐다. 17일 기준 SK디앤디의 시가총액은 2025억원, SK이터닉스의 시가총액은 5904억원이다. 양 회사의 시총과 한앤코의 지분율 31.27%를 감안할 경우 한앤코의 지분 총액은 2479억원이다. 아직 손실 구간이지만 SK이터닉스의 주가 상승이 계속되고 SK디앤디의 주가도 안정될 경우 수익으로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 ◇금투업계 “매각보다는 배당이 유력해" 이에 향후 주가 상승에 따라 한앤코의 지분이 잠재적인 오버행 물량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앤코가 회사에 충격을 주면서 무리한 엑시트를 시도하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SK이터닉스의 향후 주가전망이 긍정적인 데다가 SK그룹과 한앤코 사이도 나쁘지 않다. 한앤코는 그동안 SK해운과 SK케미칼, SKC, SK엔카 등 SK그룹과 다양한 딜을 해왔다. 또 한앤코는 그동안 투자에 대한 엑시트를 할 때 매각보다는 배당을 우선 챙기는 모습을 보여온 곳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분위기가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이를 영위하는 SK이터닉스에 대해 우호적"이라며 “정부의 전력수급 계획도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이다 보니 지분 매각보다는 배당을 노리는 것이 현명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