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합산 영업익, 작년의 2배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비싼
전기차 등 고부가 타이어 판매 ↑
고실적 바탕 대규모 설비 투자
美·유럽에 잇단 생산라인 증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222만 대에서 지난해 1406만 대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타이어의 수명은 국가별 도로 환경 및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4년 안팎으로 계산한다. 신차 출고 당시 장착된 타이어(OE)를 교체용 타이어(RE)로 갈아 끼울 때가 된 셈이다. 전기차 타이어는 내연기관차 타이어보다 30%가량 비싸다.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53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2616억원)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배경 중 하나다. 타이어 3사는 제조업으로는 이례적인 1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타이어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1800억원에 영업이익 35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이 80% 넘게 늘었다. 금호타이어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증가한 1166억원의 영업이익을, 넥센타이어는 세 배 넘게 증가한 6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해 1분기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타이어 3사의 실적이 이처럼 좋아진 배경에는 전기차용 타이어와 같은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 증가가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등으로 인해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10% 이상 무겁다. 가솔린·디젤 엔진과 비교해 급가속이 가능한 전기 모터 특성상 타이어 접지력 및 내마모도 향상이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전기차용 타이어에는 고농도 실리카(이산화규소)와 고기능성 폴리머(화합물)와 같은 차세대 보강재가 들어간다. 가격은 30%가량 비싸진다. 저인치 타이어(17인치 이하)보다 비싼 고인치 타이어(18인치 이상)의 판매 증가도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고인치 타이어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형 세단 등 프리미엄 차종에 주로 들어가며 가격이 비싸다.
최근 베트남 공장을 연간 1250만 개 생산 규모로 증설한 금호타이어는 유럽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1200만 개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유럽공장은 금호타이어의 숙원사업이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루마니아와 세르비아, 포르투갈, 튀르키예 등 4개국을 대상으로 보조금 규모, 세제 혜택 등 각국이 약속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에 부지 선정 작업을 완료한 뒤 내년 초 착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