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5곳을 공급망 핵심기지로 육성하고자 향후 5년간 총 5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에 따라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에는 대규모 제조·패키지 센터가, 경기 안성 단지에는 반도체장비실증센터 등이 각각 구축된다.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부산 소부장 특화단지에 ‘전력반도체기술원’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올해 첫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소부장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부산, 충북 오송(바이오), 경기 안성(반도체 장비), 광주(자율주행차 부품) 대구(전기차 모터) 등 5곳을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한 바 있다. 전력반도체를 앞세운 부산은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이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정부가 지정 9개월 만에 단지 조성을 위한 구체적 지원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5개 소부장 특화단지에 향후 5년간 5067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부산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에는 2026년까지 ‘8인치 SiC(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 제조·패키지 센터’가 구축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총 4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iC는 실리콘 (Si)과 탄소 (C)로 구성된 화합물 반도체 재료다. 열 전도성이 뛰어나고 누설 전류가 적어 에너지 절약에 적합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국가는 현재 8인치 SiC 공정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전력반도체의 생산성을 확보 중이다. 반면 우리 기업은 6인치 기반 SiC 공공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을 활용해 양산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전압·대전류에 강해 주로 전기차에 활용되는 SiC 전력반도체는 미국과 독일이 글로벌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부산 소부장 특화단지에 8인치 제조·패키지 센터가 들어서면 전력반도체 핵심 생산 기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센터는 2개 팹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는 부산 소부장 특화단지에 ‘전력반도체기술원’(가칭) 설립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R&D)은 물론 생산·판매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전력반도체기술원이 들어서면 부산테크노파크 내 1개 팀으로 운영되는 현행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의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비수도권 유치를 위해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SiC 기반 화합물 반도체의 제조기술 내재화를 위해 핵심소재 및 고효율 소자·모듈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1700V(볼트)급 고전압용 소자 기술개발 등 R&D도 확대하기로 했다.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 대폭 확대 이날 정부는 미래 시장 선도형 첨단 소부장 기술 확보를 위해 현재 ‘7대 분야 150개’인 핵심전략 기술을 ‘10대 분야 200개’로 확대했다.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서 우주항공·방산·수소 등이 추가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올해 중 신규 분야 ‘소부장 으뜸기업’도 추가로 선정해 기술 개발·사업화·글로벌 진출 등 전 주기에 걸쳐 밀착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또 7건의 ‘소부장 협력·상생 모델’을 의결하고 향후 5년간 약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해외 수요기업과 국내 소부장 기업 간 글로벌 협력 모델 2건도 승인했다. 구체적으로 ▷독일 기업과 차량용 통신·보안 시스템반도체 업체 간 협력 ▷미국 기업과 생분해성 합성섬유 소재 업체 간 협력이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과 세계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정부는 산업부가 지난해 12월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에서 발표한 ‘185개 소부장 공급망 안정품목 선정안’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