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 정조준”…SK하이닉스 왕좌 지킬까 수정 2024.03.28 14:00 HBM 시장 판도 변화 귀추 주목 “시장 확대” vs “점유율 변화 必” 젠슨 황 “삼성 검증 마무리 단계”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두 기업 엔비디아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을 위한 테스팅을 진행 중인 가운데, 향후 HBM 시장 판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순을 기록했다. 특히 4세대인 HBM3 시장은 SK하이닉스가 90%를 장악하면서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은 시장 점유율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그간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3E를 사실상 독점 납품하고 있었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선 추격 발판이 마련된 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납품을 위해 테스팅하고 있는 제품은 차세대 HBM3E(5세대 HBM)다. 엔비디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 시각) “삼성전자의 HBM3E에 대한 기술 검증이 마무리 단계고 기대가 크다”며 “HBM은 기적과 같은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HBM을 향한 삼성전자의 갈망은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 납품 외에도 차세대 HBM으로 불리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포스트 HBM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26~2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미국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 참가해 ‘AI 시대의 HBM 및 CXL 메모리 혁신 주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CXL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초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조연설에는 부사장급 임원 2명이 강단에 섰다. 삼성 CXL의 성능과 솔루션, 전략 등을 공개하기 위해서다. 또 삼성전자는 멤콘 2024에서 올해 HBM 출하량을 지난해 대비 최대 2.9배 늘릴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고객사 수요에 맞춰 HBM 공급량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이다. HBM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AI에 기인한다. 최근 AI가 고성장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빠른 처리 속도를 위해 HBM 등 AI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을 둘러싼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시작하면, HBM 시장 자체가 확대될 수 있는 기회다”며 “HBM의 수요는 워낙 많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과는 별개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본격적인 납품을 시작할 경우 SK하이닉스의 독점적인 HBM 시장 1위 지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확대되는 것과 별개로 삼성전자의 진입에 사실상 긴장이 될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