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총 소집공고 속 숫자들을 읽어봤습니다 사업보고서는 20일에 나올 예정인데 큰 변경은 없을테니 거의 이대로 봐도 좋을 겁니다 2023년에는 매출 1000억을 상회하는 숫자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고 실제 숫자도 가깝게 나오긴 했으나 이터널 리턴이 11~12월에 갑자기 말도 안되는 하향세를 겪는 바람에 그 이상의 기대치에는 차질이 생겼네요 이터널 리턴은 진짜 뭐랄까, 이전에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있는데 열정이 가득한 아마추어, 아직도 그런 단계인 듯 합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하향세를 상당히 돌려놨으니 그들이 밝힌대로 하나하나 쌓아갈 수 있을지 봐야겠네요 어쨌거나 님블뉴런은 손익분기점은 넘겼기 때문에 이전처럼 치명적인 숫자로 넵튠에 타격을 주진 않을 겁니다 실제로 이번 4분기만 떼놓고 보면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는 하는 만큼 나오게 될 겁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장르의 게임에 도전하고 이스포츠 사업을 하는 곳이 상장사에서는 넵튠밖에 없는데요 시행착오는 당연하고 중요한건 계속해서 만들어가며 성공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일 겁니다 그래서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게임사라는 점을 평가하고 싶고 어쨌거나 누적 투자금이 500억이 넘는 만큼, 로또 긁는 심정으로 가지고 가야겠지요 넵튠은 이전에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첫 턴어라운드인 올해의 숫자는 대부분 만족할만한 변화가 있었는데 그냥 단순하게 영업이익만 봐도 연간으로 플러스가 난 것은 처음이니 그 정도만 해도 잘했습니다 숫자를 보면서 느낀 것은 카카오 전체의 기조가 그렇기도 하지만 넵튠 자체로도 꽤 큰 구조조정이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도 최근 행보를 보면 어떻게든 찍히는 숫자를 예쁘게 만드려고 애쓰는 것이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넵튠 및 자회사 전체에 많은 구조적 변화가 생겼고 전반적으로 성장성, 방향성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주렁주렁 달고 있던 자회사들을 계속해서 줄이고 있는데 이전에 합병한 마그넷의 경우 사실상 끝난 회사인 것으로 판단해서 흡수 소멸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그 관점에서 지금 합병이 진행중인 에이치앤씨게임즈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연매출이 20억 정도 나오는데 이미 한참 전에 성장성이 꺾여 사실상 돈 까먹는 회사로 전락했거든요 합병 공시를 보니 직원수가 8명이던데 원래 15명 정도 였으니까 많이 줄인 상태로 들어왔고 아마도 소셜카지노는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로 남겨두거나 혹은 장기적으로 제거하는 방향일 듯 합니다 정욱 전 대표 시절에 하고 싶은 사업이 너무 많아 여기저기 기웃거린 게 많았는데 결과가 이렇습니다 이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는게 맘모식스인데 매출이 뭐 1억도 안나오다보니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한 회사입니다 반면 연간 손실은 꾸준히 10~15억씩 생기고 있고요 좋게 말하면 아직 터지지 않은 회사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좀비기업인데... 이따 얘기하겠지만 컬러버스가 사라지면서 메타버스와의 접점이 여기밖에 안남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여기가 실제로 VR 게임들을 가끔 만들어내놓긴 하니까 이슈로서는 남겨둘만도 하지요 대부분 모르시겠지만 태국에 진출해서 얼마전에 신작 메타버스 게임도 내놨습니다 (반응은 안찾아봄) 이름이 갤럭시티 어스 방콕인데 글쎄, 태국 사람들이 이 게임을 얼마나 할지 의문입니다 아무튼 이번에 보니 맘모식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서 50% 아래로 떨어뜨려 관계기업으로 만들어놨네요 자회사로 있으면 손실을 전부 인식해야 하는 만큼 관계기업으로 내려서 지분만큼만 손실을 인식하겠다라는 얘긴데 그만큼 숫자 만들기에 진심인 넵튠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기업 컬러버스(구 퍼피레드).. 일단 여기는 정말 회사를 접었습니다 사업자가 휴업 상태로 전환됐고요 문제는 넵튠이 여기에 투자한 돈이 꽤 많다는 거였지요 인수당시 퍼피레드 대표와 임원들의 구주 매입에만 100억을 썼고 200억 신주를 발행해서 300억이 들어갔는데 이번에 전량 손상차손을 인식했습니다 인수한지 2년이 넘어 그간 장부가치가 계속 꾸준히 하락해 160억 정도로 잡혀있었는데 한번에 다 털었네요 2024년에 좋은 숫자를 만들어내기 위해 털고 갈 것은 미리 다 털고 가자라는 판단인 것으로 보입니다 컬러버스의 상태가 안 좋았으니 접는 것은 맞지만 생각해보면 이 회사 인수이후 주가가 오르기도 했고 그 당시 메타버스에 탑승하려면 필요한 회사였기 때문에 씁쓸한 느낌은 있습니다 다 떠나서 300억을 투자해놓고 2년만에 회사를 접는다는 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하지요 일단 컬러버스 사업을 접고 회사도 정리한 부분은 좀 급하게 처리된 느낌도 있긴 합니다 원래는 회사까지 접게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실제로 작년 5~6월을 보면 컬러버스가 그간 준비했던 사업들을 하나씩 데모 수준이지만 공개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6월에는 넵튠이 컬러버스의 15억 CB를 인수해 긴급 수혈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 당시에는 좀 어렵지만 구조조정하면서 버텨보자라는 거였던 것 같은데 그 이후 10~11월 사이에 뭔가 급격한 의사결정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엠 인수 관련으로 카카오가 한참 욕먹던 시기랑 일치하는데 그때 전사적 미션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그룹 전체가 욕먹고 있는 와중이니 수익 안나는 사업부터 다 정리해라 라는 미션 말이지요 그리고 강율빈 대표쪽의 광고사업은 잘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그냥 놔두면 알아서 잘 할 것 같네요 실제로 넵튠이 올해 이렇게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은 것도 자회사 게임들에 광고 모델이 삽입되면서 이렇게 됐지요 게임이 재밌으니까 잘 된 부분도 있겠지만 매출을 찍어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 엄청난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넵튠의 비지니스 모델 자체도 이쪽으로 가는 듯 합니다 광고 수익 모델이 결합된 캐주얼게임을 계속해서 다수 만들어 낸다라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한 놈만 걸려라인 것 같지만 최근에 인수한 캐주얼게임 개발사도 그렇고 당분간은 괜찮아 보입니다 당장 최근에 만들어낸 고양이스낵바의 후속작 고양이나무꾼도 또 상위권에 올라와있습니다 이쪽 모델의 수익은 우리가 생각하듯 스토어상 매출순위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인기순위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와중에 넵튠이 직접 만든 우르르키우기는 폭망한 거 같지만 괜찮은 반응이 나오는 게임을 계속 만들어내다보면 또 제2의 고양이스낵바, 우르르용병단, 무한의계단 같은 것이 나오며 수익모델이 되주겠지요 무한의계단 같은 게임은 매출의 70~80%가 이익으로 잡히는데 어마어마합니다 게임을 개발하는 상장 회사는 많지만 이런 구조를 안착시킨 회사는 넵튠밖에 없는데 아직은 완전한 소외주이지만 숫자를 꾸준히 만들어내면 글쎄요, 보기 싫어도 봐야하지 않을까요? 올해는 그런 일이 있기를 기대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