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광물 ‘직구’ 열풍이 불고 있다. 전기차 한파로 리튬, 니켈 가격이 급락하자 국내 완성차·배터리 기업들이 이를 직접 사들이고 있다. 고객사들이 광물을 사급하면서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호주 리튬 생산 업체 ‘WesCEF’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리튬 정광 8만5000톤을 공급 받을 예정인데,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27만대분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달 중국 리튬기업 두 곳과 계약을 체결하고 2027년까지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SDI는 이달 캐나다니켈에 지분투자를 감행해 캐나다니켈이 세계 니켈 매장량 2위 ‘크로포드’ 광산에서 채굴하는 니켈 10%를 확보하게 됐다.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고객사들의 잇따른 광물 사급에 난처한 기색이다. 양극재 기업들은 통상적으로 광물 가격이 오를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다. ‘판가연동제’ 덕분에 광물 가격이 오른 만큼 고객사들이 이를 반영해 양극재 가격을 더 쳐주기 때문이다.
판가연동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양극재 기업들은 평소 구매팀을 동원해 가격이 저렴할 때 광물을 미리 비축해둔다. 싸게 구입한 광물로 양극재를 만들고, 광물 가격이 오르면 판가연동제를 적용해 고객사에 양극재를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차익을 얻는 수익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