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또 2월 중 발표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에 알려진 대로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뿐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과 배당수익률까지 기준으로 삼은 상장사 순위를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기업 순위를 업종별로 모아 비교공시하는 방안이 현재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가 작성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기재하게 하고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들로 구성된 상품지수를 개발,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추진하는 내용도 담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59개사 중 41.82%에 달하는 1112개사가 PBR이 1배 이하인 저 PBR 기업으로 나타났다. PBR이 1배보다 낮으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장부가로 모두 팔더라도 시가총액이 그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앞서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2022년 말 51%에 달했던 PBR 1 미만 상장사 비중이 1년만에 44%로 축소됐다. 특히 도쿄거래소가 상장유지 기준으로 ‘유통주식비율’을 제시하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났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주를 소각한 일본 상장사는 역대 최대인 324곳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이 발행 완료 주식의 2.75%에 해당하는 350만주를 소각하는 등 30%에 달하는 101개사가 발행 주식의 5% 이상을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그만큼 줄어들고,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떨어질 우려도 사라지는 만큼 대표적인 주가부양 정책으로 꼽힌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사례에서 주주환원 개선과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확인됐다”며 “한국도 기업가치 개선 정책이 밸류에이션과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주식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