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마무리
측은지심의 마음가짐을 돌아보며 이 시리즈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공시자료에 의하면, 회사는 2015년까지의 4년간 매우 훌륭한 성과를 실현하였습니다(2014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76.7억원이었음). 그런데 2015년에 883억원의 매출(별도기준)을 기록한 후 2016년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대외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바뀐 탓도 있었을테지만, 개발 프로젝트의 실패와 차질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을 하게 됩니다. 특히, 현 대표이사가 CTO였던 최근 몇 년간에는 성공한 개발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지적들이 있음은 매우 아픈 대목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로는, 불가피하게도 일정 기간의 리더십 공백의 사유가 존재하였다고 들리기도 하였습니다. 창업자가 부득이하게 후배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할 수밖에 없는 개인적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만큼 기업에 있어 리더의 역할이 절대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현 대표이사가 "현 경영진 일동"으로 전 경영진을 언급함이 어불성설인 것은, 본인도 정작 전 경영진의 일원이었음은 차치하더라도, 회사가 어려워짐에 있어 CTO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보는 것이 매우 타당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독립운동을 하는 것도 아닐진대, 소위 배신의 아이콘처럼 지금 행동하는 것은 참으로 구차스러우며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기업사냥꾼들은, 기사에서 언급된(아니면 스스로 기사를 만들어 내면서 언급한) 곳만이 아닌 이곳저곳에 보유지분을 팔겠다며 알아 보고 다닌다는 미확인 정보들이 있습니다. 당연한 수순으로 보입니다. 엄청난 자본 이득을 노렸겠지만 경영을 개선시킬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더 악화되는 상황에 고민만 커지고, 투자기간이 길어짐에 따른 자금 압박이 있을 수 있고, 주변에 약속하거나 약정한 것들이 있는데 지키기 어려워져 원성이 자자할 수도 있는 등등의 사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를 이 사태로 만들어 놓고 그럴 수 있냐고 추궁한들 기업사냥꾼들의 속성이 애당초 그러할진대 어쩌겠습니까? 그들에게 주주의 권리를 덜컹 위임한 스스로의 업보들을 가슴을 치며 돌아봄이 오히려 타당하고 필요하겠습니다.
그들이 떠난 후 낙동강 오리알처럼 처량한 신세로 덩그러니 남겨지는 대표이사가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희망이 여전히 있습니다. 혹시라도 조합측과 내밀한 약정 등이 있다면 부질없는 기대이겠지만요. 호사유피 인사유명이라 했습니다. 티엘아이 역사 책에서 홍대표의 이름 앞에 새겨질 평가 문구는 어떠할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변화하는 세상의 중심에서 당당한 기세로 호령했던 티엘아이에는 당연히도 영광스런 과거가 있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사회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다시 담당하고 있을 티엘아이를 그려봅니다. 현재의 고통이 더욱 아름다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산고의 시간이 되길 간절히 빕니다.
빗소리가 경쾌한 어린이날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보기 위해, 이 촉촉한 비와 같은 무수한 지지를 성장의 자양분 삼아 열심히 달리고 있는 수 많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흔들리며 때로는 혼란스럽게 그러면서도 큰 꿈을 향해서 어린이 시절을 거쳐가고 있을 그 기업들의 리더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