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주주환원 방안 준비중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기대감에
탄탄한 실적도 주가 견인 배경
업계 "당분간 상승세 이어갈 듯"
4대 금융그룹주가 연초부터 비상하고 있다. 코스피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으며 주식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줄곧 저평가받던 금융그룹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배경엔 탄탄한 실적과 함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이에 화답하듯 주요 금융그룹들이 주주환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그룹 주가는 올해 들어 적게는 15%대에서 많게는 27%가량 급등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신한금융으로 이달에만 27.56% 상승했다. 이어 하나금융(26.28%)과 KB금융(21.44%), 우리금융(15.76%) 순이다.
금융그룹주의 급등 배경으론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대출자산 확대와 신용리스크 경감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판단 등이 꼽힌다.
시장에선 금융그룹주의 우상향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요구에 금융그룹들도 주주환원 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1%에 해당하는 우리금융 주식 738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KB금융 주식 10만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주식은 각각 5만여주 보유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에 그치는 금융그룹주의 극심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CET1(보통주) 비율에 기반한 자본배치정책과 목표 주주환원율에 기반한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요구하는 목표주주환원율은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이다.
금융그룹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은 이달 2일 열린 경영포럼에서 보통주자본비율 12%를 유지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선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KB금융도 이달 말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부터 주가 제고를 위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논의중에 있고, 우리금융도 지속가능한 성장기업이 되기 위한 자본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이 들어온 만큼 금융그룹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 M&A(인수합병)가 우선인 만큼 기업가치 제고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그룹의 실적 향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상승으로 자금조달 수요가 확대되면서 기업대출이 늘고 있는 데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계대출 수요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그룹들의 주가 상승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기침체 속에서 주식시장에서 견딜 수 있는 힘은 실적밖에 없다"며 "실적과 경기를 고려해도 은행주는 저평가돼 있어 매수 부담이 없다는 점이 매력이고, 심지어 금융그룹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바탕으로 한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