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방한 계기 ‘삼성SDI 합작사’ 설립 가속도
입력2022.05.23.
황인호 기자
한국 배터리 3사, 북미 지역서 17조5000억 규모 투자계획 수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추진하는 ‘조인트벤처(JV·합작회사) 설립’에 속도가 붙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무르익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날인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미 기술동맹의 사례로 ‘삼성SDI JV’를 콕 집어 언급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현재 계약 세부내용 검토, 합작사 관련 세부내용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과 겹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연설에서 “삼성이 우리 상무부와 협력해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국의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합작사 설립 예고를 했는데, 이걸 갖고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한 것은 아닌 걸로 보인다. 합작사 설립 세부내용이 모두 확정돼 언급했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미국 내 삼성SDI 행보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연산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공장을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다만 투자 규모, 합작법인의 사명, 공장 위치, 착공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뿐 아니라 배터리 조인트벤처까지 거론한 것은 한·미 기술동맹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산업 진흥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어 한국 배터리 기업과의 협업이 절실하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북미 지역에서 17조5000억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예정대로 투자를 하면 미국 내 전체 배터리 생산설비 가운데 한국 기업 비중이 현재 10% 수준에서 70% 수준까지 치솟는다. 여기에다 2025년까지 미국에 건설 예정인 대규모 배터리 생산시설 13개 가운데 11개가 한국 배터리 3사 몫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서 4개의 공장을 짓고 있다. 오하이오주에 있는 1공장은 올해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 SK온은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세우고 테네시주, 켄터키주에 공장을 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