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역사를 따라가기에도 버거워 보였다
비슷한 시기를 다룬 남산의 부장들과 비교해보자면
-남산의 부장들은 초반부에 차근차근 빌드업을 쌓다가 마지막 절정 부분에 카타르시스를 터트리는 완급 조절을 훌륭히 수행함. 덕분에 A인물이 왜 B인물에게 배신감을 느끼는지 이해하기 쉬웠음.
-서울의 봄은 그 반대임. 초반부 사건이 터지기 전 빌드업 부분을 상당히 빠르게 진행함. 이 때문에 C인물이 D인물과 사이가 나쁘다는 사실을 그저 "과거에 불편한 관계가 있었다"는 다소 불친절한 설명으로 퉁칠려는 경향이였음.
-물론 남산의 부장들은 인물 관계에 집중한 영화였기 때문에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순 있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의 봄이 다른 부분의 묘사를 잘 했냐 하면 글쎄...
-역사적 사실을 고발하는걸 목표로 했다기엔 역사적 사실과 다른 각색 장면이 상당히 많고, 그렇다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병사들의 비극을 조명했다고 하기엔 중간에 신파 비스무리한걸 섞어버리는 바람에 뭔가 희석된 느낌임.
-결국 남는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인데, 확실히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뇌리를 스칠만큼 뛰어났음. 근데 주연 배우들만 기억이 남는게 문제임. 조연들 중에 인상 깊은 개성을 보여준 캐릭터들은 얼마 없음.
-이걸 하나의 시대극으로 보면 킬링 타임용으로 적절하겠으나, 비슷한 시기를 다룬 개성 넘치는 다른 작품들(5공화국-역사적 사실에 집중, 남산의 부장들-인물간 갈등 집중, 헌트-극의 전개와 각색에 집중)과 비교하면 뭔가 어정쩡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음.
그리고 덧붙여서 밝은 대낮 배경의 CG를 연출할때 상당히 어색한 티가 많이 났음. 남산의 부장들은 이걸 조명 효과로 극복했는데, 서울의 봄은 그 부분이 많이 부족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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